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나이들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에 책을 한 권 발견했다. 그동안 궁금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듣고 싶었던 이야기가 담겨있어서 너무 고마운 책이다. 이 책은 지치고 힘들 때 몇 번은 더 읽고 싶어질 것 같다. 책을 읽다가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글로 적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급하게 컴퓨터를 켰다.
21년 5월. 전 세계를 펜데믹으로 몰아 넣었던 코로나가 이제는 일상이 되었다. 이 땅의 모두가 기존의 생활 방식을 고수할 수 없는 시대가 왔다. 어디까지 생활을 해도 괜찮은지 혼란스럽던 시기를 보내고 나니 이제는 각자 자신의 기준이 생기고 그 기준에 맞는 활동반경 안에서 지내게 되는 지혜도 갖추었다. 그러는 사이 누군가는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누군가는 경제적 자유를 얻는다.
이제는 기존의 사고대로 살아가서는 도저히 이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군가는 오랫동안 운영하던 회사 또는 사업장을 도저히 유지할 형편이 되지 않아 경제적 타격을 입고 또 한 쪽에서는 그런 것과 무관하게 돈을 번다. 이쯤되면 너도 나도 궁금해진다. 도대체 그 비밀이 뭘까?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려면 어떤 행동을 해야하는 걸까? 코로나가 나에게 주는 교훈이다. 정말 수동적으로 살아왔던 내가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니.
신랑의 근로소득에 의지해서 살아가는 우리집은 신랑이 무너지면 가계경제도 흔들린다. 그저 건강하게 별 탈없이 오래오래 직장생활 해주면서 우리 가족들 먹고 살 수 있기를 바라고 있기에는 너무 불안정하다. 그리고 이렇게 벌어도 우리는 우리 명의의 부동산 한 채 갖기도 힘들 것이고 겨우 부동산을 얻고 나면 다른 금전적인 이슈가 생길 것이다. 애들은 커가고 교육비는 너무 비싸다. 그냥 아이들만 바라보며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는 내 모습도 싫었다.
엄마들 모임에서는 "애 키우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애 키우고 집안일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 대단해!"라고 서로서로 위로를 해준다. 이런 이야기라도 듣지 못하면 삶이 우울하고 슬프니까 이렇게라도 서로 달래가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것이다. 그 말에 또 "그래. 이렇게 아이들 씻고 밥 먹이고 빨래하고 청소하고 하는게 보통 에너지야? 요즘은 세상이 흉흉해져서 아이들만 놀라고 내보낼 수도 없고 다 쫓아다니면서 집안일 까지 하려면 시간이 얼마나 부족한데."라고 합리화를 하면서 우울한 마음을 털어 놓는다.
그런데 이렇게 자기 합리화를 하며 육아와 살림으로 시간을 보낸 게 만 7년. 만 30년동안 정말 열심히 성실히 살아온 것 같았는데 객관적으로 나를 바라보니 정말 아무것도 아닌 존재인 것을 안다. 그저 열심히 성실히 사회의 부품이 되어 언제든 교체 가능한 인력으로 살아왔던 것이다. 그 사이 나 처럼 육아하고 살림하던 엄마들중에는 SNS의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며 수입을 내기도 하고 정말 다양한 채널에서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는 사람이 있는 걸 지켜봤다. 코로나 상황에서 누군가는 무너지지만 누군가는 나처럼 육아를 하면서도 수익을 낸다. 그것도 많이.
이쯤되니 속이 답답하고 어디서부터 시작을 해야하는지 막막하다. 그때 정말 우연히 이 책을 만났다.
"나는 디지털노마드맘으로 살기로 했다" 육아도 포기할 수 없고 커리어도 쌓고 싶은 나의 마음을 그대로 담은 다짐과 같은 책 제목에 이끌려서 도서관 대출예약을 했다. 엄마, 여자를 상징하는 걸까? 핑크색 표지에 앞치마를 입은 듯한 여자와 핸드폰, 돈 뭉치, 아기, 여행가방, 그리고 달러표시가 그려진 노트북.... 유치하고 핵심은 없는 자랑 글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자동화 유통 시스템 드랍쉬핑의 세계', '돈이 흐르는 현금흐름 비지니스', '클릭한번으로 아마존에서 월급받기', '배당받아 여행 가기 해외주식&임대수익' 과 같은 글들을 보고 그래도 한 번 시간을 내서 읽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현재 이 모든 것을 하면서 남편과 아이와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는 중이다. 얼마나 내가 꿈꾸는 이상적인 삶이란 말인가! 하지만 그녀도 처음부터 이렇게 살아온 것은 아니라고.
대학생때 부모님이 운영하시던 공장이 지은지 채 1년도 되지않아 화마에 휩싸이고 2/3이 무너진 지붕과 마당엔 썩어가는 쓰레기들로 가득한 집에 이사를 해서 살았다고 한다. 쓰레기를 거두면 구더기와 쥐가 나오던 집.
한 순간에 열악한 환경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정말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장학금을 받으며 학업을 이어나가고 현실을 탓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지 고민했나보다.
부동산 경매를 공부하고 작가 소개에서 써있듯 결혼 전 10년 동안 이베이의 파워셀러로 활동했다고 한다. 나는 이게 그녀가 지금 보통의 사람들과 다른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생각한다. 수 많은 페이지를 돈이 만들어지는 파이프라인에 대해 자세히 그리고 친절하게 적어주었지만 나는 그보다 이 책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본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시장을 보고 용기있게 뛰어든 그녀의 마인드. 이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지 않다. 어떻게해서 이베이를 시작하게 되었는지 처음에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는 적혀있지 않지만 어쩌면 자세하게 적을 수도 없는 것일지 모른다. 너무 개인적인 노력이고 지금은 시간이 많이 흘렀기 때문에 현 시점에 맞는 정보를 얻기 위해서는 내가 직접 해보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어렴풋이 알 것 같다. 성공과 실패의 한 끗 차이는 끈기라는거.
내가 시도했던 모든 방법들이 옳지만 나는 그것을 꾸준히 하지 않았을 뿐이다.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아, 이런 삶을 사는 사람도 있구나.', '이렇게 하면 될 수도 있겠다.' 하고 잠시 깨닫고 다시 본래의 삶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들었다. 얼마나 숱하게 이런 경험을 했던가.
그녀는 디지털노마드맘이 뿌릴 수 있는 다섯 가지 씨앗을 알려준다.
1. 유통을 자동화 시스템으로 만들어 버리기
2. 엄마표 마케터가 되어 온라인 시장을 주름잡아 보기
3. 자기만의 플랫폼 구축하기, 내 것의 힘은 강하다
4. 배당받아 여행 다니기
5. 부동산 투자로 임대시스템과 자산축적을 동시에
이 중에 하나만 하여도 성공할 수 있다고 알려주면서....
작가가 10년 동안 고생해서 얻은 너무나 많은 정보가 들어 있어서 읽고 이해하기는 쉬우나 체화하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릴 것 같다. 감사하게도 노하우를 풀어주어서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겠지만..
참, 작가와 작가의 남편 모두 굉장한 책 벌레같다. 이것 또한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분모다. 진실로 성공하고 싶고 지금과 같은 삶을 계속 이어나가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들의 삶을 따라해봐야겠다.
21년이 끝날 때 나의 모습은 지금과 180도 달라 있을 것이다. 사고방식과 내가 누리는 것들 모두.
이러한 자세 변화를 줄 수 있게 터닝포인트가 되어준 이 책과 작가에게 감사하며
허무맹랑한 소리로 끝나지 않게 노력하여 나 자신과 아이들 그리고 신랑에게 떳떳한 존재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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